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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sultory

너는 나의 모든 것

매운 것을 잘 못먹는 딸아이가 김치볶음밥을 먹는둥 마는둥 하더니 

여보는 정말 그거 말곤 안 줄 생각이었나보다. 

둘째를 재우러 들어가더니 잠이 들어버렸는지 

리 둘을 방치한지 세시간이나 되었다.

딸아이가 내게 뭔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이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는데 

이녀석 배가 고프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 수 있었다.

"배고파?"
'끄덕끄덕'

다행히 전기 밥솥이 고장나는 바람에 꺼낸 옛날 압력밥솥에 

볶음밥 하고 남은 식은 밥이 조금 남아 있었다. 

김 한봉지와 김치. 내가 차려준 밥상의 전부였다.

김을 절반으로 잘라 주고 알아서 먹겠거니 하고 

작은 방으로 와서 모니터를 들여다보고 있는데 

달그락 달그락 하면서 부지런히 뭔가를 먹는 소리가 나서 돌아봤을때 ..

아이 참..

식은 밥에 김을 싸서 너무나 맛있게 먹고 있는 그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왜 이리 눈물이 나려 하는지.
또 이 놈 언제 이렇게 컸는지 대견 스럽기도 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