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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gue

아이를 대하는 방법의 변화


아이들과 오랜만에 그렇게 멀지 않은 철도 박물관에 견학을 갔다.  감성지수에 관한 EBS 다큐를 보고 난 터라 특히 준수에 대하여 적잖은 걱정이 된 건 사실이다.  
지은이보다 참을성도 많이 부족하고 감정을 누그러뜨리는 법을 잘 모르는 듯하다. 하긴 특별히 가르쳐 준 적이 없으니 그럴 만도 하겠지. 눈앞의 욕심을 따르기 바쁘고 마음에 들지 않으면 목청껏 소리를 질러댄다.  난 준수가 그런 행동을 보일 때마다 무섭게 혼을 내거나 윽박지르기 일수였고 급기야는 회초리를 들게 되었다. 순간을 해결하기에는 회초리를 효과 만점이었기 때문이다.  
이틀 전부터 내 자신부터 바뀌기로 결심했다. 회초리는 자제하고 감정을 다스리는 것부터 시작했다. 준수의 어떤 잘못된 행동에 대하여 혼내거나 타이르기보다 그 행동으로 하여금 얻지 못하는 것과 얻을 수 있는 것에 대하여 차근히 성명했다. 물론 아내의 도움을 받아 준수가 알아 들을 정도의 단어 선택은 도움을 받았다. 사실 준수가 이런다고 바뀔 것이라고 기대하지 않았다. 그날 밤도 장난감을 가지고 놀겠다며 자지 않겠다는 녀석을 재우느라 힘들었기 때문이다. 

어쨌거나 다음날 나와 준수가 먼저 철도박물관을 향해 출발했다. 준수는 밖으로 나간다는 사실 자체가 즐거운 모양이었다. 바람이 불지 않아 그렇게 쌀쌀하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철도 박물관에서 관람 내내 충분히 설명해 주려고 노력했고 그때마다 준수의 생각을 물어보았다. 그 동안 내가 가지고 있던 준수에 대한 생각이 얼마나 단편적이고 부족했나 싶다. 마냥 어리게 느꼈는데 준수도 나름대로의 생각이 있으며 의사 표현 능력이 그렇게 부족하지 않다는 걸 느낄 수 있었다.
집으로 돌아와서 큰아이와 작은 아이에게 한 권씩의 책을 읽어주고 준수에게는 착한 일과 보상에 대한 개념을 한번 더 이해 시켰다. 받아 들이는데 오래 걸릴 것으로 생각했는데 의외로 아주 쉽게 받아 들였다. 그 동안 나의 훈육 방법에 문제가 심각 했었나 보다. 
보상이라는 것이 준수가 원하는 것 한가지를 들어주는 수준이지만 어제나 그 동안처럼 무한정 떼를 쓰지 않고 순순히 물러난다. 오히려 신이 나서 "엄마 아빠 안녕히 주무세요!" 외치며 잠자리에 드는 것이 대견하기 까지 하다.

솔직히 깜짝 놀랐다. 하루 만에 이렇게 큰 변화가 찾아오다니 말이다.
회사를 이직하고 최근 들어 비는 시간에 그 동안 읽지 못했던 책들을 닥치는 대로 읽고 있다.
물론 대부분이 처세, 성공, 경제 그런 류의 책들이지만 그 중에는 아이 교육에 대한 책들도 있었다.
책을 읽는다는 것은 내가 아직 경험하지 못하거나 경험했더라도 잘못된 과정을 살아왔던 인생을 앞으로는 조금 더 바른? 삶을 설계해나가는데 꼭 필요한 것 같다.
내 아이가 나보다 더 나은 인생을 자신의 뚜렷한 목표를 가지고 차근차근 성취해 나가는 것을 볼 수 있다면, 그런 인생을 살 수 있도록 내가 본보기가 될 수 있다면 무엇을 더 바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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